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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뵙고싶은 할머니세상사는 이야기 2005. 11. 6. 21:25
내고향 장흥유치에서 중.고.대 모교가있는 광주까지는 얼마 소요 되지 않은 거리입니다
서울에서 고향에 가노라면 늘 거쳐가는 도시지만 그 가까운 거리 위해 걸쳐진 30년의 시
간은 어느덧 바람처럼 지나가 버리고 내 고교시절 자취방 주인 아주머니 에 대한 기억은 이
제 무척이나 빛 바래고 흐려졌습니다
시아버님 내외분과 시동생 다섯과 아주머니 아들딸 네명 의 대 식구의 살림을 책임 져야 했던
여장부 아주머니 몸집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씨를 지니 셨지만 일에 있어서는 꼼꼼하게 챙기
고 자취방 아이들까지 챙겨 주시던 영수 어머님
그분을 내 기억창고에서 다시금 꺼내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 이사가지 않고 그
단독 주택에 살고 계신다면 다행이지만 비록 그 주변이 상전 벽해가 되어 아파트 촌으로 변
해 버렸다고는 해도 쇠락한 몇몇 단독 주택들 틈에 남아 있을 그집을 찿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도 한번도 그쪽으로 발길 돌려본 적 없던 지난 30년 이 었습니다
과거 나와함께 같은 집에서 자취를 하던 선배가 몇칠 전 회사일 로 광주출장 을 갔다가 근처
산수동 에서 우연히 그 아주머니를 만났다며 소식을 전하기 까지 그 분은 그렇게 먼지
쌓여가는 내 추억 속의 잊혀 지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분 소식을 듣고 전화번호를 받아 다이얼을 누르는 순간 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없이 떨리는 것이어서 혹 그분이 내이름 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조바심 까지 더
허더군요. 외출하셨다는 답변에 심호흡을하고 얼마간 시간을 둔뒤 다시 전화를 했
을 때 아주머니가 80대 할머니 가 되어 할머니 목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흥 유치에서 올라와 할머니 댁에서 고교때 자취를 하던 사람입니다
혹시나 하는 심정 으로 내 이름 을 말씀 드렸드렸을 때 할머니는 반색을하며 금세 기억을
해내시더군요 오메 장흥 유치 산중에서 올라온 뚱뚱이 학생 처음에는 그져 어렴풋이 기억
만을 떠올리시는 것으로 짐작했는 데 오이려 대화가 깊어지면서 할머니가 풀어내는 30년
전 기억은 오이려 기역력이 좋은 제가 민망해질 만큼 정확하고 소상한 것이었습니다
저의 고향이며 제 부모님 에 대한 미주알 고주알 은 물론이고 자취시절의 에피소드 와 제 룸
메이트 소식까지 하나 빠짐없이 짚어내는 폼이 할머니의 기억은 대충 둘러대는 것이 아니었
습니다 요즘 인터넷 동창회가 붐을 이루고 오래전 헤여진 사람들과의 재회가 삶에 새로운
즐거움을 전해 주지만 동창회 에서도 찿을수없는 반가운 얼굴과 그 목소리를 듣고 나니 가
슴 한 구석이 짠하게 울리면서 지난 날들의 할머니 은혜가 새록 새록 떠오릅니다
집떠나온 시골 아이들이 자취를 하는 방까지 치워주시고 연탄 불까지 봐주시던 나의 어머니
나 다름없는 고마운분 . 그분을 이제 찿아가려고 합니다
비록 명절 때가 아니면 고향갈 엄두를 낼수없다보니 일부러 발걸음 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시간을 내어할머니를 찿아 뵈려합니다
할머니께 큰 절을 올리고 무릅을 마주하고 앉아 두 손을 부여 잡고 그분의 따뜻한 체온을 느
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사랑으로 이렇게 장성한 나의 모습과 가족들을 소개하고 뒤늦었지만 그때 의 보살
핌에 대한 작은 보답을 해야 겠습니다
벌써부터 할머니의 모습이 그리워 집니다
##연휴 동안 쉬면서 그시절이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출처 : 장흥 화이팅!!글쓴이 : 남광 원글보기메모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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