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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장흥 가지산과 보림사에 대하여
    살아있는역사 2012. 9. 5. 14:47

     

     

     

     

    구산선문 가지산파의 요람  

     

     가지산이라 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울산-밀양-청도 경계에 있는 1,240m의 가지산으로 안다.
    장흥에도 가지산이 있는데, 실은 장흥의 가지산(迦智山)이 510m로 낮기는 하지만 원조 가지산이다.
    이곳 보림사는 통일신라 말과 고려초에 유행했던 선종(禪宗) 구산(九山)의 하나인

    가지산파의 본산이었다. 중국에서 도의선사가 우리나라에 선종을 맨 처음 들여오고,

    보조선사 체징이 보림사에 주석하며 가지산파를 개창한 것이다.

    이곳에서 ‘가지산문’을 세워 선종이 크게 떨치게 됐고, 실상사파 등의 선문이 잇달아 세워져

    구산선문(九山禪門)이라 일컫게 된 것이다.

    울산의 가지산에 석남사가 있고 도의선사의 부도가 있다.
    전설로는 이 석남사를 도의선사가 개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확실치는 않고 
    장흥 가지산파의 스님이 석남사를 창건한후, 도의선사의 사리를 탑에 모시고,

    석남사를 앉힌 산의 이름을 가지산이라 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그래서 장흥 가지산은 작지만 원조가 되는 것이다.

    선정을 닦으려면 조용하고 풍광이 좋은 곳이어야 하기 때문에 통일신라시대

    고려 시대에 세워진 절들은 모두 자리가 좋고 경관이 뛰어난 곳에 있다.
    보림사의 자리도 좋고, 가지산 역시 경관이 좋다.

    통일신라 경덕왕 때 원표대사가 보림사를 창건했다 한다.
    원표대사가 인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돌아올 때 삼한 땅에 서기가 서려있는 것을 보고

    그 서기가 서린 곳을 찾아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 찾아든 곳이 장흥 가지산이었다 한다.

    광주에서 보성으로 가는 29번 국도를 가다 보면 왼편으로 써렛발 같은 용암산이 올려다 보이고,

    이양에서 장평 봉림으로 가는 839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가 곰치재를 넘어서면 오른편으로

    산 사이에 바위봉우리 몇 개가 우뚝 솟아있는 가지산이 눈에 띈다.

     

    가지산은 머리부분 일대가 우뚝 솟은 다섯개의 바위봉우리로 되어있고,

    길지는 않지만 보림사쪽으로 노송과 어우러진 바위 등성이가 뻗어 있어 경관이 좋고 아기자기해서

    산행의 재미가 좋다. 높은 산들은 없지만 탐진천의 협곡을 중심으로 산들이 중첩해 자리잡고 있어

    한국전쟁 때는 공산당 전남도당이 이 지역에 들어와 활동하기도 했다.

     

     

    가지산의 정상 북서쪽으로는 삼계봉에서 국사봉, 월출산으로 땅끝기맥을 흘려보내고,

    남으로는 용두산,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순천 조계산, 광양 백운산으로 뻗어가며

    섬진강과 탐진강의 수례를 가르는 호남정맥의 한 정점을 이룬다.

     

    가지산은 또한 숲이 울창하다. 푸른 비자림과 노송이 많다.
    조망도 좋아서 바위봉우리에 서면 돌아가며 무등산 월출산 수인산 천관산 제암산 등이 조망된다.
    다음으로 가지산이 좋은 것은 행정당국이 여러 가지 시설도 해 놓는 등 잘 가꾸고 개발해 놓아

    편리하고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갈림길 등 곳곳에

    안내표지가 설치되어 있으며, 산중턱 조망이 좋은 곳에 정자를 세워 놓았다.
    무엇보다도 이 가지산은 아름답고 조망이 좋은 산인데다 2시간 30분 정도의 길지 않은 소요시간과

    그리 힘들지 않은 산행에 보림사에서 시작하여 보림사에서 끝나는 원점회귀산행이어서 편리하다.

     

     

     

    보림사 원점회귀산행

     

    산행은 보림사의 동편 아래쪽에 떨어져 있는 요사채 앞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비자나무 고목지대를 지나니 농가 두어 채가 있고, 길은 6기의 부도가 넓게 자리잡은

    부도전 아래를 지난다. 부도전의 제일 위에는 보물 제155호인 보림사 동부도가 있다.
    길 아래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어서 여기에 차를 두면 절에 들리지 않고 바로 산에 붙을 수 있다.

    들머리 안내판에는 ‘보림사 0.4km, 삼림욕장 0.3km, 가지산 정상 1.1km, 전망대 0.5km’로 되어 있다.

    야외학습장을 지나 잡목 아래 산죽이 깔린 비탈을 오르는 길은 꼬부랑길이다.

    등성이에는 묘가 있고 길은 등성이를 넘어 오른편으로 비탈을 평탄하게 가로질러 나아간다.

    산길치고는 넓고 좋다. 또 하나의 작은 등성이를 넘으면 삼거리 대나무숲 위 약수터에 닿는다.
    약수터 왼편으로 비탈을 조금 오르면 등성이 턱에 팔각정 망대가 있다.

    조망이 시원한 이 망대에서는 탐진강과 보림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 우뚝 솟은

    국사봉과 뭇산들이 건너다보인다. 고스락으로 오르는 산길은 약수터로 다시 내려와 시작한다.

     


    약수터에서 비탈을 올라 옆으로 돌면 높고 날카로운 선돌이 올려다 보인다.
    높이 5m는 넘을 것 같은 이 선돌은 가파른 등성이에 서있고,

    선돌 아래는 바위들이 병풍처럼 된 깊은 벼랑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수인산 사자산 억불봉이 보이고, 탐진강을 막아 만든 탐진호가 내려다보인다.

     

    호수에 물이 담겨져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이 선돌에 올라와 고향땅을 내려다보며

    시름겨워하기도 해서 망향석, 또는 망원석이라 하기도 하고, 옛날 근처에 은거하고 있던 스님들이

    이 선돌에서 산천을 조망하며 수도하기도 했다는 곳이다. 묘지위에 갈림길이 있다.
    곧장 등성이를 치오르면 고스락이고, 왼편길로 들어서면 임도와 삼림욕장,

    그리고 학생의 집에 이른다는 안내판이 있다. 이 안내판에는 고스락이 0.5km로 표시되어 있다.

     

     

    고스락에 가까워지면서 차차 바위들이 많아진다. 바위턱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동쪽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 자연전망대가 나온다.
    제암산과 천관산이 보이고, 장흥쪽으로 터진 들도 내려다보인다.

    이 전망대 바위에서 조금 더 오르면 가지산 정상부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여기 첫 봉우리에 ‘주봉 509.9m’라 쓴 표석이 서있다.

    꽤 반반하고 사방이 절벽이며 조망도 좋고 시원해서 가지산의 주인으로 주봉 노롯을 하기에 충분했다.

    북쪽으로 가까이 더 높은 바위봉우리들이 우뚝해 보인다.

     

     

    하산은 상봉에서 주봉으로 돌아와 바로 남쪽으로 뻗은 바위등성이를 타는 것이 가장 좋다.
    가지산의 머리를 이루고 있는 우람한 바위봉우리들이 남쪽 바위등성이로 이어져 내려가며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성채처럼 생긴 바위봉우리 등 제법 큰 바위봉우리와 노송이 어우러져

    경관이 좋은 것이다. 밑둥치부터 가지가 많이 퍼진 이상한 소나무도 있다.

    이 등성이 양편은 높은 바위벼랑으로 되어있고, 왼편의 번번한 골짜기가 가지평전이다.

     


    가지평전은 넓은 숲으로 5월에 신록을 내려다보는 멋이 좋을 것 같았다.

    바위등성이 길은 평평한 산죽밭을 지나 두번째 바위봉우리를 넘고, 길은 다시 평평하고 좋아지며

    이어 갈림길이 나선다. 왼편은 동암골로, 오른편은 야영장으로 가는 길이다.

    야영장쪽으로 가는 길은 흙길로 편안하다. 이 길은 비자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잘 가꾼

    묘 아래를 지나 소나무 삼림욕장으로 이어진다.

     

    10여 분 내려가면 다시 전망대, 비자림 및 절, 고스락과 소나무 삼림욕장으로 갈라지는 세 갈래

    길이 나선다. 비자림에 이르기에 앞서 봉덕송(鳳德松)이라는 소나무 앞을 지난다.
    봉덕송을 지나면 나무 사이로 절이 보인다. 길은 가파르지만 흙길로 넓고 평안하다.
    절 옆 비자림 삼림욕장에는 차나무밭이 있고, 탁자와 의자도 있다.
    바로 아래에 포장 찻길이 지나고, 여기서 넓은 밭을 지나 절담의 쪽문을 들어서면 절 경내다. 

     

     

     

        

     

     

     

     

     

     

    출처 : 제암산에서 탐진강까지
    글쓴이 : 조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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